필리핀 카가얀데오로 해안에서 바다 위에 나무들이 서 있는 묘한 풍경을 마주했습니다. 뿌리를 물속에 담근 채 바다 한가운데 군락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처음에는 그저 신기했습니다. 나무는 땅에 서야 한다는 당연한 상식이 흔들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열대 해안의 바닷물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맹그로브라는 나무입니다. 저 나무는 왜 저 자리에 있는 걸까? 그런데 설명을 듣고 그 의아함이 경이로움으로 바뀌었습니다. 오염된 바닷물을 걸러내고, 파도의 에너지를 온몸으로 흡수하고, 수많은 생명에게 피난처를 내어주는 것도 모두 그 자리였기에 가능했습니다.
사람도 살다 보면 내가 왜 이 자리에 있는지 자신도 이해가 안 될 때가 있습니다. 내 능력에 비해 너무 버겁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화려하지 않은 자리에서 ‘나는 여기 있으면 안 되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맹그로브처럼 어쩌면 그 자리가 어울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자리이기 때문에 그 사람이 필요한 것입니다. 맹그로브 숲을 함부로 베어낸 자리에 쓰나미가 덮쳤을 때 비로소 사람들은 그 나무가 왜 거기 있었는지를 알았습니다. 우리가 서 있는 자리도 지금 당장 그 이유가 보이지 않아도 묵묵히 지키는 것 자체가 이미 누군가에게는 방파제, 피난처가 될 수 있습니다. 바다 위에 서 있는 나무가 아름다웠던 것은 그 낯선 때문만이 아닙니다.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자리에서, 그 자리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을 온전히 감당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너를 모태에 짓기 전에 너를 알았고 네가 배에서 나오기 전에 너를 성별하였고 너를 여러 나라의 선지자로 세웠노라 하시기로” (렘 1:5)
필리핀 카가얀데오로 해안에서 바다 위에 나무들이 서 있는 묘한 풍경을 마주했습니다. 뿌리를 물속에 담근 채 바다 한가운데 군락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처음에는 그저 신기했습니다. 나무는 땅에 서야 한다는 당연한 상식이 흔들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열대 해안의 바닷물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맹그로브라는 나무입니다. 저 나무는 왜 저 자리에 있는 걸까? 그런데 설명을 듣고 그 의아함이 경이로움으로 바뀌었습니다. 오염된 바닷물을 걸러내고, 파도의 에너지를 온몸으로 흡수하고, 수많은 생명에게 피난처를 내어주는 것도 모두 그 자리였기에 가능했습니다.
사람도 살다 보면 내가 왜 이 자리에 있는지 자신도 이해가 안 될 때가 있습니다. 내 능력에 비해 너무 버겁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화려하지 않은 자리에서 ‘나는 여기 있으면 안 되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맹그로브처럼 어쩌면 그 자리가 어울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자리이기 때문에 그 사람이 필요한 것입니다. 맹그로브 숲을 함부로 베어낸 자리에 쓰나미가 덮쳤을 때 비로소 사람들은 그 나무가 왜 거기 있었는지를 알았습니다. 우리가 서 있는 자리도 지금 당장 그 이유가 보이지 않아도 묵묵히 지키는 것 자체가 이미 누군가에게는 방파제, 피난처가 될 수 있습니다. 바다 위에 서 있는 나무가 아름다웠던 것은 그 낯선 때문만이 아닙니다.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자리에서, 그 자리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을 온전히 감당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너를 모태에 짓기 전에 너를 알았고 네가 배에서 나오기 전에 너를 성별하였고 너를 여러 나라의 선지자로 세웠노라 하시기로” (렘 1:5)
김재홍 목사(2026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