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초장

도구의 법칙 (The Law of the Instrument) [김재홍 목사]

정형철
2026-07-24

“당신이 가진 유일한 도구가 망치라면, 모든 문제가 못으로 보일 것이다.”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가 남긴 이 말은 이제 ‘도구의 법칙’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익숙한 도구 하나에 길들여진 사람은 낯선 문제 앞에서도 그 도구부터 꺼내 듭니다. 나사못을 보고도 망치를 휘두르는 것입니다. 물론 두드리면 어떻게든 박히긴 합니다. 그러나 나무는 갈라지고 나사못은 망가집니다. 효율이 아니라 습관이 선택을 지배한 결과입니다. 이 현상은 우리 삶 곳곳에서 반복됩니다. 개발자가 자신에게 익숙한 도구 하나로 모든 시스템을 구축하려 할 때, 의사가 하나의 진단명으로 모든 증상을 해석하려 할 때, 부모가 하나의 훈육 방식으로 서로 다른 자녀를 대할 때, 우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문제에 맞는 도구를 찾는 대신, 손에 익은 도구에 문제를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입니다.

신앙의 자리에서도 이 망치는 자주 발견됩니다. 사람은 저마다 자신에게 익숙한 신앙의 언어와 방식을 신앙생활 전반에 그대로 적용하려 합니다. 그러나 하나의 도구만으로 하나님의 크심을 온전히 담아낼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그 사실을 종종 잊습니다. 익숙한 신앙의 틀이 오히려 살아 계신 하나님을 온전히 만나지 못하게 가로막는 것입니다. 신앙은 하나의 공식이 아니라 살아 있는 관계입니다. 관계는 상대를 내가 정한 하나의 모습으로 고정하는 순간 멈추어 버립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익숙한 신앙의 틀을 내려놓고 매 순간 새롭게 그분 앞에 서는 것, 그것이야말로 성숙한 신앙의 모습일 것입니다. 망치를 내려놓을 줄 아는 사람만이, 비로소 오늘도 동일하신 하나님을 새롭게 만나게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니라” (히 13:8)

김재홍 목사(20260719)

0

담임목사 : 김재홍    

주소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신로317

팩스번호 : 070-7126-8927 / 이메일 : sungkwangc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