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초장

복음은 좋은 충고가 아니라 좋은 소식입니다 (김재홍 목사)

정형철
2026-07-24

얼마 전 서점에서 진열대를 훑어보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래라저래라, 세상엔 조언이 참 많구나!’ 더 부지런해지는 법, 더 건강해지는 법,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법,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라고, 되라고, 바꾸라고 재촉합니다. 세상의 모든 종교와 철학은 근본적으로 ‘좋은 충고’입니다. 충고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를 일러 주는 말입니다. 구원에 이르고 싶다면, 혹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 이것을 하고 저것을 하라고 요구합니다. 그래서 충고의 무게는 언제나 무겁습니다. 해내고, 도달하고, 그 성패의 책임도 온전히 내 몫입니다. 복음은 다릅니다. 복음은 충고가 아니라 ‘소식’입니다. 소식이란 이미 벌어진 어떤 일에 관한 전달입니다. 전쟁이 끝났다는 소식, 병이 나았다는 소식처럼 무언가를 하기 이전에 이미 완료된 사건을 알려 줍니다.

이 차이가 사소해 보이지만, 삶을 통째로 바꿉니다. 신앙을 충고로 받아들인 사람은 늘 불안합니다. 오늘 잘 살았으면 구원받은 것 같고, 넘어진 날은 버림받은 것 같습니다. 구원의 근거가 흔들리는 ‘나’에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복음을 소식으로 받아들인 사람의 확신은 자신의 성실함이 아니라, 변함없이 신실하신 분께 뿌리를 내립니다. 그렇다고 복음이 우리의 삶을 방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순서가 다릅니다. 좋은 충고는 “잘하면 이루어진다.”, 좋은 소식은 “이미 이루어졌으니 이제 감사함으로 살아가라.”라고 말합니다. 신앙의 피로는 좋은 소식을 좋은 충고로 바꿔 읽는 데서 시작됩니다. 오늘 신앙이 유난히 무겁고 지쳐 있다면 ‘나는 복음을 이루어야 할 숙제로 붙들고 있는가, 아니면 이미 이루어진 소식으로 누리고 있는가.’를 조용히 질문해 보십시오.


“형제들아 내가 너희에게 전한 복음을 너희로 알게 하노니 이는 너희가 받은 것이요 또 그 가운데 선 것이라” (고전 15:1)

김재홍 목사(2026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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