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에게 기도란 무엇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하나님과의 대화라고 말합니다. 물론 기도에는 대화적 측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기도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기도의 더 깊은 차원은 대화가 아니라 고백에 있습니다. 하나님이 누구신지, 내가 누구인지를 분명히 인식하는 순간부터 기도는 새로운 깊이를 갖게 됩니다. 우리는 때때로 자신도 모르게 마음 속에 편리한 하나님을 만들어 놓고 기도할 때가 있습니다. 내 취향에 맞고, 내 욕망을 들어주고,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만 응답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기도는 전능하신 창조주 앞에 선 피조물의 겸손한 자세에서 출발합니다.

기도의 목적은 단순히 응답을 받는 것만은 아닙니다. 때로는 우리가 원하는 응답을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실망하고 기도를 멀리하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기도의 더 큰 가치는 하나님과의 관계가 깊어지는 것에 있습니다. 기도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그분의 성품을 조금씩 닮아가며, 영적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또한 우리는 기도할 때 성령님의 도우심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바로 그럴 때 성령님께서 우리와 함께 기도해 주시고, 부족한 기도를 완전하게 만들어 주십니다. 결국 기도는 우리가 하나님께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 자신을 하나님께 맡겨드리는 고백의 행위입니다. 우리가 "제 뜻보다는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길 원합니다"라고 고백할 때 기도는 한층 더 성숙해집니다. 이런 기도를 드리는 사람은 응답의 유무를 떠나 이미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 안에서 참된 평안을 누리게 됩니다.

“네 보물이 있는 그 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 (마6:21)

김재홍 목사(2025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