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을 감겨 주십시오

시인 ‘릴케’는 그리움의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이 이름은 그야말로 시인의 대명사입니다. 세계인에게 가장 많은 애송시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섬세한 감수성으로 근대 사회의 모순을 깊이 번뇌, 고독, 불안, 죽음, 사랑, 초월자 등의 문제에 관하여 깊이 있는 감정으로 많은 시를 지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시인 중에서 실존주의적 사상의 시적 대표자로 인정받고 있기도 합니다.

그는 ‘내 눈을 감겨 주십시오’란 시를 통해서 이런 기도를 했습니다.

“내 눈을 감겨 주십시오

그래야 당신을 볼 수 있습니다

내 귀를 막아 주십시오

그래야 당신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기도하기 위해서는 보아야 될 것을 포기하고, 들어야 될 것을 거절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에덴동산에서 최초의 유혹은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것’이었습니다.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을 포기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정으로 기도할 수 있습니다.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요15:7)

유관재목사 드림(2018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