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말

지난 주 인터넷에서 시끄러웠던 뉴스는 ‘240번 버스’ 이야기였습니다. SNS와 포털 사이트는 ‘240번 버스’라는 키워드로 도배가 되다시피 했습니다. “5살도 안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버스에서 내렸는데 뒷문이 닫혔고, 엄마는 못 내렸다”고 올라온 목격담에서 “아주머니가 울부짖었다” “다음 역에서 엄마가 울며 뛰어나가는데 (버스 기사가) 큰소리로 욕을 했다”는 이야기에 사람들은 모두 그 운전사를 마녀사냥식으로 비난을 했습니다.

서울시가 진상 조사에 나섰고, “욕설이나 비명은 없었다. 시는 버스회사와 운전기사의 규정 위반이 아니고 과실도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버스 기사는 사실이 아닌 이야기가 전국으로 확대되어 3일 동안 밥도 못 먹고 잠도 제대로 못 잤다고 합니다. 다시 사람들은 기사에 글을 올린 적도 없는 아이 엄마를 “무고 혐의로 수사하라”는 댓글을 달기 시작했습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 반복된 것입니다.

사실은 이런 일이 우리 일상에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실 확인 없이 이야기만 듣고 과장된 이야기가 전달되고,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하고, 가해자가 피해자로 둔갑하는 일이 자주 일어납니다. 그래서 우리는 남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보지 않은 것을 전달하면 안 됩니다. 이야기는 전달되면서 자주 각색이 되기 때문입니다. 내가 보지 않은 사실을 전달하는 것은 미련한 인생입니다. 경우에 합당한 말을 하는 자가 지혜로운 자입니다.

“칼로 찌름 같이 함부로 말하는 자가 있거니와 지혜로운 자의 혀는 양약과 같으니라”(잠12:18)

유관재목사 드림(2017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