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 보는 삶이 거룩한 삶

오래 전 신문에 화제가 되었던 미국의 '바지 소송'을 기억하고 계신가요? 워싱턴 행정법원의 판사였던 로이 피어슨이 2005년 자신이 세탁소에 맡긴 바지를 분실했다며 한인(韓人) 세탁소 주인 정진남씨를 상대로 5,400만 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재판의 쟁점은 세탁소에 걸려 있던 '(고객) 만족 보장'이란 문구였습니다. 피어슨은 "그 문구를 걸어 놓고도 서비스를 제대로 못했다"며 거액의 배상을 요구했습니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주장, 그걸 진지하게 듣고 있는 판사 3명, 법정은 마치 블랙코미디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3년 7개월을 끈 미국의 바지 소송에서 피어슨 판사는 패소했습니다. 그리고 판사 재임용에서 탈락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손해를 안 보려고 합니다. 그것이 세상의 원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다른 삶을 살라고 하십니다. 손해를 보라고 하십니다. 그것이 거룩한 삶입니다. 헬라어로 ‘인색’이란 단어를 ‘뤼페’라고 합니다. 뤼페는 ‘비참’ 혹은 ‘슬픔’이란 뜻으로도 사용됩니다. 손해 보지 않으려고 인색하게 사는 것은 비참한 것입니다. 믿음이 있으면 손해 볼 줄 압니다. 그것이 세상과 다르게 사는 거룩한 삶입니다.

“또 누구든지 너로 억지로 오 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십 리를 동행하고”(마5:41)


유관재목사 드림(2016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