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 레이첼 켄드릭’의 편지

 

‘루비 레이첼 켄드릭’은 우리나라 선교 초창기인 1907년에 내한한 감리교 여성 선교사입니다. 짧은 기간 동안 선교하고 순교했지만 많은 열매를 거두었고, 무엇보다 그녀의 순교로 인해 20명의 선교사가 한국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부모님께 보냈던 감동적인 편지를 소개합니다.

 

“이 곳은 참 아름다운 곳입니다. 모두들 하나님을 닮은 사람들 같습니다. 선한 마음과 복음에 대한 열정으로 보아 아마 몇 십 년이 지나면 이곳은 주님의 사랑이 넘치는 곳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탄압이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선교 본부에서는 철수하라고 지시했지만 대부분의 선교사들은 그들이 전도한 조선인들과 아직도 숨어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밤은 유난히도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외국인을 죽이고 기독교를 증오한다는 소문 때문에 부두에서 저를 끝까지 말리셨던 어머니의 얼굴이 자꾸 제 눈앞에 어른거립니다. 아버지, 어머니! 어쩌면 이 편지가 마지막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이곳에 오기 전 뒤뜰에 심었던 한 알의 씨앗으로 인해 이제 내년이면 온 동네가 꽃으로 가득하겠죠?

 

저는 이곳에 작은 씨앗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제가 씨앗이 되어 이 땅에 묻히게 되었을 때 아마 하나님의 시간이 되면 조선 땅에는 많은 꽃들이 피고 그들도 여러 나라에서 씨앗이 될 것입니다. 저는 이 땅에 저의 심장을 묻겠습니다. 바로 이것은 조선에 대한 제 열정이 아니라 하나님의 조선을 향한 열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사랑합니다.”

유관재목사 드림(20161127)